공간디자인 – 배민다움 Thu, 29 Dec 2022 04:12:58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7.0.2 /wp-content/uploads/2021/06/cropped-배민다움_파비콘_가로512px-150x150.png 공간디자인 – 배민다움 32 32 내가 사랑하는 공간 /5068/ /5068/#respond Thu, 08 Dec 2022 01:59:03 +0000 /?p=5068 우아한형제들에는 조직 내에 공간디자인실이 있습니다. 이 조직은 일 하기 좋은 공간을 고민하고, 제안하고, 수정하죠. 한 번은 공간 디자인실 구성원이 말하더라고요. ‘이렇게 쓰라’ 하는 의도를 가지고 공간을 만들기 때문에 공간 디자인은 꽤나 일방적이고, 어쩌면 강압적일지도 모른다고요. 공간디자인실에서 공간이 실제 사용되는 모습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수정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공간을 사용하는 구성원들은 어떨까요? 때로 구성원들은 기획 의도를 완전히 비껴나 창의적으로 공간을 사용합니다. 예약으로 사용해야 하는 자리에 예약 없이 잠깐 앉아 커피를 마시고 떠나는 사람이 더 많기도 하고(그래서 예약 없는 자리로 바꿨어요), 여러 곳에 바꿔가며 일하라는 의도를 벗어나 매일 같은 자리를 예약합니다. 이동이 주 목적인 통로에서 카페보다 더 편안함을 느끼기도 하고, 힘 주어 만든 멋진 공간보다 내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자리에 애정을 쏟기도 하죠. 

우아한형제들의 업무 공간은 정말 일하기 좋은 공간일까요? 구성원들은 그 공간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래서! 업무 공간을 직접 사용하는 구성원들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우리 회사 공간은 어디인가요?’


221201_공간화보_박종규_10079윤성원1윤성원 (푸드사장님가게운영고도화팀)

내가 사랑하는 우리 회사 공간은?
: 더큰집 38층 NM016
제품 번호 같은 이 번호는 제가 항상 예약하는 업무 공간의 번호예요. 저희 회사는 스마트 오피스인만큼 각 자리마다의 특성과 개별 번호가 있는데, 각 자리는 듀얼 모니터가 가능한 곳, 카페 같은 곳, 잠실과 한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뷰가 미친 곳 등 다양한 장점과 매력이 넘치는 공간들이 있어요. 하지만 그 많은 곳 중에 별 기능이 없는 지금의 자리를 항상 사용하고 있는데요. 장점은 스탠딩이 가능하다는 것뿐인데도 여기 저리 돌아보다 결국 그 밋밋하고 투박한 매력에 끌려 계속 이 자리를 고수하고 있네요.

이 공간이 왜 좋으세요?
: 오피스 내의 각 자리를 다 이용해 본 것 같아요. 처음에는 뷰에 반해서 한강을 바라보면서도 해보고, 도서관 같은 느낌의 “북라인드(책으로 만든 블라인드)” 위치에서도 근무해 보았는데 각자의 매력은 있었지만 어딘가 나의 업무 스타일과는 맞지 않는 느낌이 있었어요. 또 한강을 끼고 있는 잠실의 풍경이 너무 좋은 탓(?)에 일해야 하는 것도 잊고 창밖을 쳐다보는 시간도 많았고요. 그러다 우연하게 지금의 자리를 예약했는데, 그날따라 업무 효율도 좋고 일이 잘 풀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일분일초를 아쉬움 없이 보내는 느낌이랄까? 일을 종일 하다 보면 집중력이 흩어질 때가 있는데 그때는 높낮이 조절 버튼을 살짝 눌러줘요. 그러면 잠깐의 버튼 조작만으로도 데스크가 허리 높이까지 올라오는데, 그 덕분에 스탠드로 근무가 가능하게 되고 서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집중력이 상당히 올라가더라고요.
그때가 시작이었어요. 그날 이후 저는 출근하자마자 다른 곳은 보지도 않고 이곳만 예약하고 있고요. 가끔 다른 분이 예약하는 날은 이 자리에서 최대한 가까운 자리에서 근무를 하고 있답니다. 

이 공간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 어린아이들이 항상 품고 다니는 애착 인형 같아요. 예쁘지도 않고 큰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항상 옆에서 마음의 위안을 주는 애착 인형처럼 바쁜 하루 속에 편안함으로 작은 위로를 주고 있거든요. 저에게 편안함을 주는 이 자리를 저도 잘 아끼고 건강하게 사용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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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영1유원영 (세일즈서비스팀)

내가 사랑하는 우리 회사 공간은?
: 더큰집 38층 트랙방 뒤 수영장 

이 공간이 왜 좋으세요?
: 일단 숨겨져 있어서요. 숨어서 조용히 힐링 할 수 있는 공간이라 좋아요. 처음에 더큰집을 구경할 때는 이렇게 숨겨진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나중에 소문(?)을 듣고 찾아가보니 와…회사에도 이런 공간이 있을 수 있구나 싶더라고요. 해변에 휴양 온 것처럼 캠핑의자에 앉아 은은하게 들리는 새 소리와 함께 멋진 뷰를 바라볼 수 있어요. 요 근래 여행을 갔다 올 수가 없었는데 가만히 눈 감고 쉬고 있으면 휴양지가 따로 없어요. 

이 공간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 내 마음의 안식처. 제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에요. 공간의 분위기 자체가 휴양지 느낌이라 일단 마음이 놓여요. 티타임도 여기서 하면 이야기를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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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정1조희정 (총무팀)

내가 사랑하는 우리 회사 공간은?
: 더큰집 37층 데스크

이 공간이 왜 좋으세요?
: 이곳은 제가 실제로 일하는 공간이기도 하고, 그동안의 우아한형제들 히스토리와 정체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에요. 첫 출근을 하게 되면서 마주친 이 공간은 이제껏 본 적 없는 회사의 첫 모습이었어요. 큰 배달이들과 데스크 뒤에 붙여진 여러 간판들까지 너무나도 신선하고, 재밌는 공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출근하는 구성원분들이나 미팅을 하러 오시는 외부 손님들에게도 즐거운 시작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을 준달까요? 매주 신규 입사자분들이 더큰집 견학을 하실 때 이 공간에 오시면 너무 즐거워하시는 걸 항상 보게 되거든요. 모두의 시작을 즐거움과 신기함으로 가득 찰 수 있게 하는 마법 같은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공간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 저에게 항상 선물 같은 곳이에요! 선물을 준비할 때 기분이 어떠세요? 받는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저도 이 공간에 있으면서 구성원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때 기분이 좋아져요. 선물은 누구에게나 너무 행복한 존재잖아요.  37층 데스크는 저에게 그런 곳입니다. 항상 그 자리에 있는 변함없는 공간이지만, 많은 분들을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고,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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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무동1양무동 (표시광고안전파트)

내가 사랑하는 우리 회사 공간은?
: 큰집 18층 계단 

이 공간이 왜 좋으세요?
: 처음 입사했을 때 “회사에 한강이 쫙~ 보이는 뷰포인트가 있어요!” 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재택근무로 인해 오랜 시간이 지나고 가보게 되었는데 그곳은 큰집 18층 계단이었습니다. “응? 저어어어기~~ 보이는 게 한강인가요?” 저 멀리 미니어처 서울의 한강을 보는 듯한 뷰는 매우… 귀여웠습니다. 가끔 일을 하다 답답할 때 커피 한 잔을 들고 18층 계단으로 가곤 합니다. 작은 창문 사이로 멀리 보이는 한강의 모습을 보면, 내 가슴속 작은 틈까지 빛이 들어오는 느낌이 들어 그 장소를 좋아합니다. 

이 공간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 저에게 ‘멍의 전당‘입니다. 아침 지옥철을 뚫고 겨우 도착한 회사에서 커피 한 잔과 5분 멍타임이면 오후 3시까지는 버틸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습니다.(오후 3시 이후로는 그냥 악착같이 버텨야함) 신기한 게 다른 곳에서 똑같은 5분 멍타임을 갖는다 해도 이런 에너지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진짜 이곳 18층 계단만이 저에게 줄 수 있는 에너지가 따로 있나 봅니다. 그래서 이 유일무이한 18층 계단 공간은 저에게 ‘멍의 전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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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화보_김효선수정김효선 (브랜드와문화디자인팀)

내가 사랑하는 우리 회사 공간은?
: 큰집 11층 벽화 앞

이 공간이 왜 좋으세요?
: 우리 회사에는 멋진 공간이 정말 많지만,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큰집이 아닐까요?
큰집 모든 층에 들어가는 디자인을 디자이너들이 직접 작업해서인지 큰집 어디 하나 마음이 쓰이지 않는 공간이 없어요. 유독 큰집은 디자이너들의 손길이 더 많이 묻어있어요. 디자이너들의 마음의 고향이랄까요 ㅎㅎ 그중에서 큰집 11층은 유독 추운 겨울 저녁, 히터와 전등도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 은미님과 함께 벽화 작업을 하러 왔던 추억이 있어요. 둘이 물감 통을 들고 나눴던 수많은 이야기와 추위에 발 동동 굴러가며 벽화를 그렸던 순간이 이곳을 더욱 사랑하게 되는 계기였던 것 같아요.

이 공간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 공간은 사람의 행동을 바꾸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층에 있다가 디자이너들이 쓰는 층에 도착하면 편안해요. 어떻게 보면 다른 층보다 요소도 많고 복잡해서 무질서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맥시멀리스트인 저에게는 너무 편안한 공간이에요! 뭔가 마구 마구 어지럽혀도 될 것 같다는 안도감이 들어요 ㅎㅎ  그런 공간이다 보니까 더 자유롭게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도 있고요.여기서는 좀 더 자유로워져도 돼>_<)/ 라는 무언의 해방감이 들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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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리경황리경 (상품운영파트)

내가 사랑하는 우리 회사 공간은?
: 큰집 4층 키친 

이 공간이 왜 좋으세요?
: 이곳은 MD실에서 운영하는 커머스, 비마트/배민상회/배민쇼핑라이브/전국별미에 런칭되는 상품들이 탄생하는 장소입니다. 매주 목요일~금요일 마다 이곳에서 품평회가 진행되는데요. 직접 소비자가 되어 상품 패키지를 살펴보고, 요리하고, 맛을 보면서 앞으로 판매할 상품을 선정합니다. 처음에는 MD실에 키친 공간이 따로 없어서, 각 층마다 있는 우물가에서 휴대용 가스버너를 가져다 놓고 조리하기도 했는데요.  MD실만의 키친 공간이 생기고 ‘여기가 내 집 키친이면 좋겠다’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좋았어요. 

이 공간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 종종 팀원들과 야근하는 날 이 키친에서 라면도 끓여 먹고, 잡담도 나누고, 비 오는 날에는 안개도 보고, 많은 추억을 담고 있는 공간입니다. 품평회를 진행하면서 내가 먹고, 내 가족들에게 먹일 수 있는 상품 그리고 소비자들이 원할 것 같은 상품을 소싱하기 위해서  많은 고민과 노력이 담겨있기도 하고요. 이곳에서 탄생하는 수많은 상품들을 보면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이 애정 어린 공간에서 더 즐겁게 일하고 싶어요!


포토그래퍼 박종규,김봉우,김나윤 (우아한형제들 포토팀)
모델 윤성원,유원영,조희정,양무동,김효선,황리경 (우아한형제들 구성원)
비주얼 디렉팅 & 스타일링 YEYEWrks
헤어 & 메이크업 김지혜
세트 우아한형제들 더큰집, 큰집

 


<어디서 일해요?> 첫번째 이야기
우아한형제들의 공간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아한형제들의 일 문화를 체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본격 오피스 투어 <어디서 일해요?> 송파구 더큰집편
지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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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오피스 투어 <어디서 일해요?> /5043/ /5043/#respond Wed, 30 Nov 2022 08:02:46 +0000 /?p=5043 우아한형제들은 이사를 참 많이 다녔습니다.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해마다 성장했으니 당연한 일이었죠. 사무실을 구하고 나면 어느새 사람이 늘어 옆 건물, 건너편 건물에도 새 자리를 만들어야 했어요. 그렇게 생겨난 사무실을 작은집, 옆집, 삼촌집이라고 불렀어요. 메인 사무실은 큰집이고요. 

우아한형제들의 집은 ‘일하기 좋은 공간은 어떤 공간인가’에 대한 고민의 결과이기도 해요. 구성원을 관찰하고 작은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며, 일에 방해되는 것들은 빼고 일에 도움 되는 것들을 채우면서 공간을 바꿔나갔으니까요.

2022년 우아한형제들은 또 하나의 집을 갖게 됩니다. 그곳은 매우 크고, 높고, 새로웠어요. 잠실에서 가장 높은 빌딩에 위치한 이 공간의 이름은 ‘더큰집’ 입니다. 

큰집, 작은집, 더큰집에 이르기까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공간에 담긴 우아한형제들의 문화입니다. 여기저기에 ‘배민다움’이 꽉 차 있다니까요. 우아한형제들의 공간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아한형제들의 일 문화를 체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일하기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한 우아한형제들의 고민은 현재진행형입니다. 2023년부터 우아한형제들은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게 돼요. ‘근무지 자율 선택제’를 시작하거든요. 일하기 좋은 공간을 구성원이 직접 선택할 수 있게요. 거기엔 물론 ‘더큰집’도 포함되겠죠?

여러분은 어디서 일하고 계세요? 내년엔 어디서 일하실 건가요?

저희는 여기서 일해요. 들어와 보실래요?



<어디서 일해요?> 두번째 이야기
회사에 유난히 좋아하는 공간이 있나요?
우아한형제들 구성원 6명이 내가 사랑하는 회사 공간에서
전직 모델이 아닐까? 의심스러운 화보를 찍었습니다.
<어디서 일해요?> 영상과 함께 화보도 놓치지 마세요!

윤성원1

내가 사랑하는 공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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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큰집으로 이사 간 배달이친구들 /4513/ /4513/#respond Wed, 21 Sep 2022 09:06:22 +0000 /?p=4513
안녕하세요.
저는 브랜드와문화디자인팀의 전수빈 디자이너입니다.
배달이TF로도 활동하고 있는데요.
저에겐 최근 이런 일이 있었답니다.

 

새로 생길 사무실에 배달이를 넣어볼래요? 

2021년 6월, 새로 입주할 예정인 롯데타워(이하 더큰집) 사무실에 배달이친구들을 잘 녹여보자는 일이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더큰집은 한창 공사중이라 아직 이름도 없었고, 듣자하니 너무나 넓었고, 지금까지의 사무실과 달리 스마트오피스가 되기 위해 이런 저런 준비를 하고 있다 하고, 저는 이렇다 할 공간 작업을 해본 적이 없고…

솔직히 저에게는 걱정 70, 기대 30인 미션이었어요.

 

캐릭터의 꿈은 테마파크잖아요(?)

그래서 혼자 무작정 출발하기보다는 배달이로 공간을 채워보고 싶다!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배달이TF에서 팀을 꾸려 같이 아이디어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큼직큼직한 배달이를 공간마다 배치해서 배달이의 존재감이 뚜렷한! 배달이와 함께하는 것 자체가 테마인 사무실을 상상했어요.

초기 날것의 아이디어를 보여드릴게요.
사무실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맞이해주기도 하고,

[배민다움투데이]더큰집배달이_003_배달장승회의실 문 앞을 장승처럼 지키기도 하고,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만날 수 있는 냥이 조각,
수영장 컨셉의 휴식 공간에서 일광욕하는 왕배달이도 있고,
너무 빨라 하반신의 잔상이 벽 너머에 남은 원이 배달이에

전 세계의 디즈니 테마파크에 동시에 두 명의 신데렐라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문처럼, 배달이를 단일하게 존재하는, 살아있는 생명체로 느끼길 바라면서 이런저런 설정도 해봤답니다. 어쩌면 우리가 바라는 사무실의 모습은… 테마파크 그 자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명수님! 저희 사무실, 이렇게 만들어도 될까요!

 

테마파크? 네 안됩니다. 

우리는 배달이가 녹아 있는 사무실 공간에서 배달이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누군가 매일매일 출근해서 일을 하는 사무실 공간이라는 점을 잠깐 잊고 있었어요.
천장의 네트 망 위에서 식빵을 굽고 있는 냥이. 

처음 본다면 놀랍고 귀엽겠지만 매일매일 출근해서 일하다가 봐도 재미있을까요? 먼지가 쌓일 때마다 천장 위로 올라가서 냥이를 닦아주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만들자고 한 저?! 아니면 아무도 관리해주지 않아 두 달쯤 지나면 어디서 썼다가 둘 데가 없어 천장에 올려둔 꼬질한 냥이 조형물이 되어버리는 걸까요?

멀리 간 마음을 진정시킨 뒤, 욕망이 넘쳤던 테마파크 스케치는 모조리 삭제!
하진 않고 일부만 살려보기로 했습니다. 대신, 조금 더 작아서 눈의 구석에서 보일 듯~ 말듯~ 눈치챌 수 있을 듯~ 없을 듯~ 한, 지나가다 발견하면 어, 이런 것도 있었네. 이런 건 누가 만드는 거야? 라는 궁금증이 생기게 하는, 그러면서도 우리 더큰집 공간의 포인트는 한 번 꼬집어 줄 수 있는! 스케치를 새로 했어요.

새로운 스케치의 작아진 스케일이… 보이시나요?
사물함의 분실물 방지 스티커
색깔만 남겨 아주아주 은은하게 은유해보기도 하고요.
사람과의 크기 차이를 이용한 스케치도 있었네요.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최종 작업물 방향이 정해졌습니다
바로 책과 인형!
책은 우리 구성원들을 위해
인형은 우리 예비 구성원들을 위해
준비하기로 결정했어요.

 

400권 속에 배달이친구들 책 22권을 숨겨놨어요. 


더큰집에는 블라인드 겸 책장인 공간이 있어요. 저희끼리 북라인드라고 부르는데요! 
구성원이 직접 소개하는 인생책이 400권 넘게 있답니다. 일하다가 잠깐 구경할 수도 있고, 영감을 받을 수도 있는 더큰집 인테리어의 포인트인데요. 60미터가 넘는 책장 사이사이에 배달이를 가장 잘 숨기는 방법은 배달이가 책이 되는 거겠죠?

그래서 배달이친구들 책 22권을 만들었습니다. 조각 입문서도 있고, 소설도 있고, 인문 사회 도서, 유머집까지. 아주 자연스럽게 들어가 있어요. 

하나 펼쳐볼까요?

이 책으로 배달이책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도 잠깐 보여드릴게요.

1 : 배달이로 만든 책등과 책표지입니다
2 : 진짜 책에 배달이 껍질을 씌우는 방식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원래 책에 대한 소개를 날개에 집어넣었어요!
3 : 인생책 서가의 모든 책에는 책을 추천한 구성원이 꼽은 발췌문과 추천사가 있어요! 다른 책들과 같이 배달이책에도 발췌문과 추천사를 집어넣어 뒀습니다.
4 : 진짜 책은 표지와 어울릴 것 같은 책으로 하나하나 고민해서 골랐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책 구성물을 열심히 조립해서
서가에 올리면 끝!

다시 한번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이 사진 속에는 배달이책이 몇 권이나 있을까요?

구성원들이 북라인드를 구경하다 배달이친구들 책을 발견하고 이게 뭐지? 하는 재미를 느껴주셨으면 좋겠네요. 저는 북라인드 근처에서 일할 때 이거 뭐냐, 진짜냐, 있는지도 몰랐다 하는 이야기를 몰래 들으면서 재미가 있답니다.

 

긴장된 마음을 달래 줄 배달이친구들 인형을 만들고 있어요. 

지금은 비대면 면접이 완전히 보편화되었지만, 더큰집에는 언제라도 대면 면접이 가능한 면접실이 있습니다!

치과에 있는 인형처럼 푹신한 뭔가를 끌어안고 있으면 면접 전 긴장되는 마음이 조금은 풀어지지 않을까요? 지금까지의 배달이는 지점토와 비슷한 스컬피라는 재료로 하나하나 깎아서 귀엽긴 했지만 끌어안기에는 딱딱했어요. 그런 배달이가 인형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모습이 될지 방향을 잡는 시기가 필요했습니다.
용감한 배달이 인형

용감하게 실습도 해봤지만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빠르게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같이 생긴 배달이는 소소하게 디테일이 많은 친구예요. (특히 각!)
인형으로 만들었을 때 어디까지 단순화해도 괜찮을까요?
이 정도는 독고배달이인 걸 알아볼 수 있어요.
누구세요? 그렇지만 귀엽다.

어떤 스타일, 어떤 형태의 배달이가 흥미로울까요?

상황과 설정을 연출해주면 좋을까요?

큰 방향 속에서도 이리저리 헤매다가 어린이의 그림으로 만든 인형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어린이가 그린 그림처럼 마음대로 과장해서 그린 스케치야말로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이렇게 생기기도 하고 저렇게 생기기도 하고 팔이 늘어나기도 몸통이 줄어들기도 관절 없이 움직이기도 하는 배달이를 인형으로 만들기에 딱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어요. 묘하게 서툰 느낌이 사랑스럽기도 하고요
그렇게 태어난 막바지 시안들입니다. 최대한 동심을 가지고 그리기 위해 노력한 스케치들은 지금, ‘팥빵인형’이라는 전문 인형 작가님을 만나서 절찬 제작 중이랍니다!
작가님이 공유해주신 과정 사진인데 너무 신기하지 않나요

일단 조금이나마 사람들에게 익숙한 독고, 메이, 엉클, 왕, 냥이 5인조의 배달이친구들 인형을 먼저 제작해보고, 만들어진 인형이 좋으면 추가로 더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를 했는데, 인형이 만들어지는 족족 너무 최고여서요. 아마… 추가로… 왕창… 크게… 만들게 되지 않을까…(제발)

이렇게 롯데타워에 있는 우아한형제들 더큰집에 배달이를 심는 일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곧 마무리를 앞두고 있지만요. 인형이 아직 제작 중이라 더큰집에서 활동하는 배달이 인형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아쉽네요.

언젠가 침대에 하나쯤은 있는 배달이 인형,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놓인 진짜 배달이친구들 책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로 다시 만나 뵙고 싶습니다.

<배달이친구들X배달이TF 시리즈>
1. 배달이TF를 신고합니다
2. 배달이친구들 로고 괴롭히기 대작전
3. 배달이친구들 촬영가이드 제작기
4. 만화로 만나는 배달이친구들
5. 더큰집으로 이사 간 배달이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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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테크살롱</open> /3168/ /3168/#respond Thu, 14 Apr 2022 02:58:53 +0000 /?p=3168

 

여기가 어디냐구요?

강남구 테헤란로에 새로 오픈한 카페 테크살롱입니다. 

가오픈 기간이라고 해서 얼른 다녀와 봤어요.

 

테크살롱이 탄생하기까지 같이 공간을 만들어 온 DR(Developer Relations)팀의 은희님, 테크코스교육개발팀의 원미님, 공간디자인실의 병규님과 한주님의 공간 도슨트와 함께 우아한형제들이 만든 새로운 공간, 테크살롱을 소개합니다. 

 

 

테크살롱 [teksəˈlɑːn]

명사 

  1. 우아한형제들에서 개발자들의 네트워킹을 위해 만든 공간 

예) 이번 주 스터디는 테크살롱에서 할까요?
예) 테크살롱에서 코드리뷰 해요.

  1. 선릉역에서 도보 1분거리에 있는 우주 

 

 

 

이제 테크살롱에서 만나요. 

 

“테크살롱은 개발자들의 커뮤니티를 조금 더 크게 형성해보자는 데에서 시작했어요. 개발자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 네트워킹 장소가 생각보다 굉장히 없더라고요. 특히 우아한형제들은 교류나 소통을 중요하게 다루는 문화를 가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DR팀도 있는 거고요. 이제 개발자들이 테크살롱에서 자연스럽게 만났으면 좋겠어요.”

(DR팀, 은희님) 

 

“우아한형제들은 개발자 교류를 위한 행사를 많이 진행하거든요. 우아한테크코스도 그렇고 테크콘서트, 테크세미나, 테크캠프, 우아콘, 우아한스터디 같은 걸 이제 테크살롱에서 할 수 있겠죠? 그동안 DR팀과도 협업을 많이 해왔는데, 그 결정체로 테크살롱이 나온 것 같아요.”

(테크코스교육개발팀, 원미님)

 

+ 현재는 우아한테크코스, 우아한스터디 등 프로그램 참여자들에 한 해 출입이 가능합니다. 

 

 

자연스러운 만남의 장소

 

입구에서부터 큰 원을 그리며 빠져들게 만드는 공간. 어디 앉을까? 고민하기도 전에 이미 어딘가에 앉게 만드는 편안한 기분이 들었어요. 어쩐지 거실 같기도 하고, 카페같기도 한 테크살롱에서 많은 개발자들의 토론과 잡담이 펼쳐지겠죠? 

 

“여기 있는 모든 의자나 소파, 다 처음 보시죠? 세상에 하나밖에 없어요. 의자 다리 길이도 서로 다르고, 소파도 계단에 다 맞춰서 껴들어 있고. 우리 회사는 공간에 가구를 맞추거든요. 여기에 들어가 있는 모든 가구가 다 제작한 거예요.”

(공간디자인실, 병규님) 

 

“자연스럽게 한번 싹 빠져들고 여기서 화합하는 느낌으로 공간을 잡았어요. 그 정점은 우아한형제들 시그니처 공간인 트랙방이 되는 것이고…”

(공간디자인실, 병규님) 

 

“교육은 온라인으로도 다 가능하잖아요. 저희도 온/오프라인으로 다 해봤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오고 가면서 마주쳤을 때 하는 가벼운 토크가 온라인으로는 힘들다는 거였어요. 오프라인으로는 그냥 스치는 것만으로도 뭐 타고 오셨어요? 저 어디서 왔는데요~ 이런 얘기부터 좀 가볍게 할 수 있잖아요. 마주쳐야 그런 기회가 더 생기는 거더라고요. 그리고 온라인 공간은 어느 그룹에서 이미 얘기를 하고 있으면 중간에 끼기가 굉장히 힘들거든요. 어디서 막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으면 그냥 괜히 들어가서 듣고 싶은데 ‘내가 껴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들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오프라인에서는 활발한 토론을 하고 있으면 이게 2명이 됐다가 1명이 와서 3명이 됐다가, 4명.. 5명.. 이렇게 점점 그룹이 커져요.”

(테크코스교육개발팀, 원미님)

 

“저는 특히 이 공간이 좋아요. 여기가 다 카펫이 깔려있어서 창문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앉게 되거든요. 일하다가 혼자 멍 때릴 시간이 필요할 때 여기 앉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DR팀, 은희님)

 

 

 

가벼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 

 

“이런 곳은 일을 오래 하는 장소는 아닌 거죠. 길목마다 가볍게 이야기하기 좋은 장소를 많이 담았어요”

(공간디자인실, 병규님) 

 

 

짝프로그래밍을 위한 공간 

 

“짝 프로그래밍이나 코드 리뷰는 만나서 하는 게 편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냥 바로 옆에서 같이 보면서 바로 얘기해 주면 되는데 온라인으로는 번거로우니까요. 우아한테크코스에서는 두 명이 짝지어서 하는 활동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계속 미션을 주고받고 하다 보니 둘이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필요해요.”

(테크코스교육개발팀, 원미님)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우주 

 

우아한테크코스의 로고는 행성을 의미하고, 테크살롱은 우주를 컨셉으로 디자인이 되었습니다. 우주선의 질감과 우주의 색감을 활용한 포인트들이 많았는데요. 공간디자인실은 공간을 만들 때마다 구성원들이 인스타그램에 담고 싶게 만드는 것이 기준이라라고 해요. 어쩐지… (이미 올렸)

  

 

 

개발자들이 완성해 나갈 테크살롱 

 

‘살롱’이 프랑스 문화사와 지성사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비중은 단순한 사교장이나 오락장 정도가 아니다.

‘살롱’은 남녀와 신분 간의 벽을 깬 ‘대화’와 ‘토론장’이었으며

또한 ‘문학공간’으로서 문화와 지성의 산실이자

중개소와 같은 역할을 했다. 

– <살롱문화> 서정복 

 

“이제 테크살롱에서 우아한형제들의 개발자뿐 아니라 여러 회사의 개발자들, 취준생, 학생들이 모여서 정보도 공유하고, 스터디나 멘토링도 하고, 많은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우아한형제들의 주무대인 송파구가 아닌, 더 많은 개발자들이 오기 편한 강남구에 테크살롱을 만든 거거든요. 초반에는 저희가 진행하는 행사를 중심으로 공간을 쓰겠지만 그게 마중물이 되어서 이곳에 모인 개발자들이 자연스럽게 ‘이런 스터디를 하고 싶은데 나랑 같이 할 사람?’ 하면서 모집도 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활동들을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있어요  🙌🏼

(DR팀, 은희님)

 

“이제 테크살롱에서 우아한테크코스의 교육도 계속 확장될 거예요. 테크살롱 강남점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 테크살롱이 생기면 너무 좋지 않을까요?  😃

(테크코스교육개발팀, 원미님)  

 

 

 

🪐 우아한테크코스 이야기

#1. 우아한테크코스 교장선생님에게 물었습니다.

#2. 우아한테크코스는 수료하면 우아한형제들에 바로 입사하나요?

#3. 당신을 최고의 개발자로 만들어드립니다.

▶ #4. 우아한형제들이 개발자를 위해 만든 공간, 테크살롱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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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 주문하신 소설가 왔습니다 /2652/ /2652/#respond Mon, 14 Feb 2022 16:05:07 +0000 /?p=2652

소설가가 입사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맥주 공장 이야기를 쓰고, 알랭 드 보통이 히드로 공항 이야기를 쓴 것처럼 소설가가 우리 회사 이야기를 쓴다면? 우리들이 좋아하는 이 시대의 젊은 작가. 소설가 박서련이 직접 경험하고 쓴 다섯 편의 우아한형제들 이야기

 

 

이야기를 여는 가장 멋진 방식 중 하나는 편지로 시작하는 것이다. 내가 아는 멋진 소설가 한 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 “단편소설은 한 마디로 ‘부름(calling)’이다.”(이어 장편소설은 부름에 대한 응답까지를 포함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확실한 기억은 아니다.) 그 부름이란 것 을 가장 고상하고 우아한 형식으로 나타내는 게 아마도 편지일 거라는 건 나의 의견.

무궁무진한 예를 들 수 있다. 오래전 떠나온 고향에서 급히 돌아와 달라는 전갈을 받는다. 전쟁에 임하는 군인이 집으로 전보를 띄운다. 외계 생명체가 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주 미약하고 해독하기 힘든 파장이 지구의 탐지망에 수신된다.

왓슨, 이 글을 확인하는 즉시 내가 지시한 장소로 와 주게, 자네의 친구 홈즈로부터— 지금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난 이미 당신 곁에 없겠지. 이 편지는 1876년 영국에서 시작되어…… 이건 좀 멀리 간 것 같군요. 죄송합니다.


좌우간 이 글을 쓰고 있는 소설가도 메일을 한 통 받았다. 이야기가 이미 시작됐다는 뜻이다. 다소 사적인 부분은 생략하되 맥락과 주요 정보는 살려 그 메일의 초반부를 요약하면 이렇다.

 

이 글의 장르를 추리라 치면 이 부분에서 찾아낼 수 있는 정보값만도 상당할 것이다.


보낸 이? 우아한형제들
받는 이? 박서련 작가
편지의 목적? 협업 제안
또한? 우아한형제들과 박서련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님

그렇다. 이 편지의 수신인은 이전에 배달의민족 뉴스레터 <주간 배짱이>의 ‘요즘 사는 맛’ 코너에 4주간 글을 실은 적이 있다. 그때 쓴 에세이에서 다룬 음식은 쌀, 돈까스, 국수. (첫 주차는 식생활과 내가 쓸 에세이의 방향성을 다루며 날로 먹었다.) 후에 기업브랜딩팀 관계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저희 내부에서는 ‘요즘 사는 맛’ 코너를 보고 글에 나온 음식이 먹고 싶어지면 그 주는 성공이라고 하는데, 작가님 글을 보고 도대체 철원 오대쌀이 얼마나 맛있길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껏 고향 덕을 본 적이 별로 없다고 여겨왔건만 철원 오대쌀 홍보를 통해 나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얘기다. 철원 오대쌀이 그 정도로 맛있는 것도 사실이고. 그런데 오대쌀이 맛있어서 맛있다고 쓴 덕분에 무려 배.민.하고 콜라보를 하게 된 소설가가 있다? 실화입니다. 소설가의 설레는 마음의 값을 구하시오.

 

메일의 나머지 내용을 보자.

 

무엇보다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부분은 역시 레퍼런스 파트였는데, 감히 내가 아니 제가 아니아니, 쇤네가 알랭 드 보통이나 무라카미 하루키랑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라는 것은 아니고(라고 쓰는데 어쩐지 콧잔등에 땀이 난다) 당연히 그들이 곱빼기라고 치면 저야말로 보통내기지만, 해당 산업 분야에 문외한이지만 보고 들은 경험을 글로 얼마간 표현할 수 있는 ‘소설가’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적합성과 유사성이 보인 것이겠거니.


덧붙여 무라카미 하루키는 49년생, 알랭 드 보통은 69년생, 나는 89년생으로 각각 20살씩 차이가 난다. 소오름. 하루키가 2차 산업(제조업), 알랭이 3차 산업(운송업), 서련이가 4차 산업(정보통신업)을 바라보며 에세이를 쓴다는 사실 또한 생각해볼 만한 지점일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한국의 한 젊은 소설가가 한국을 대표하는 4차 산업 기업의 면면을 탐방하고 글을 써보도록 요청하는 것은, 우아한형제들만의 부름이 아니라 시대의 부름이기도 한 것이다.

뜻하지 않게 가슴이 웅장해졌으므로 다시 원래 규모로 줄여보도록 하자.

기획 의도와 실행자들의 의지가 얼마나 뜻깊든 결과물은 할 수 있는 만큼만 나오게 마련이라 써야 할 글의 꼭지와 그 글들의 소스를 어떻게 공급받을지를 결정하는 데에도 시일이 꽤 걸렸다. 우아한형제들 특유의 기업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테마는 매우 많이 있었지만 테크 까막눈인 내가 두세 번 견학한 것만으로 이해해서 쓸 수 있는 건…… 매우 한정적이었다 는 의미.

우여곡절 끝에 제공된 글감과 내 수준에 맞는 주제의 교집합을 추려 다섯 가지 꼭지를 정했고, 자료를 얻기 위해 우아한형제들에서 일하는 분들과 몇 번 미팅을 하기로 했다. 전 지구적 팬데믹 상황이어서 대부분의 미팅은 우리 모두의 회의실 ZOOM에서 해결했지만 몇 군데는 직접 방문을 피할 수 없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우아한형제들의 조직문화를 가꿔가고 있는 ‘피플실’.

하……

뜬금없는 소리로 들리시겠지만 MBTI 테스트를 얼마나 신뢰하시는지? 개인적으로 그건 짜장면과 짬뽕 중 무엇을 선택하겠느냐고 묻고 짜장면을 선택하면 당신은 짜장면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라고 말해주는 테스트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나는 짜민샹찍이다. 짜장면 좋아하고 민트초코 좋아하고 마라탕과 샹궈중에는 샹궈를, 부먹과 찍먹 중에서는 찍먹을 선호한다는 뜻이다. MBTI 성격유형도 마찬가지다. 선택에 따른 결과가 무척 당연하고 선명해서 굳이 그걸 말이라고……? 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정직한 테스트인만큼, 짧은 시간 내에 성향을 소개하는 데에는 나름 효과적이라고 보기도 한다.

내 MBTI 유형 맨 첫 글자는 I 다. 대문자 I. 외-내향성을 의미하는 두 글자 E와 I 사이에서 단 한 문항도 E에 가까운 답안을 고르지 않는, 티 없이 맑은 I. 낯을 너무 가려서 친구네 집 반려동물한테까지 반사적으로 경어를 쓸 때가 있다. 그런 저에게 일일 피플실 구성원이 되어 출근해 보라니……

몇 시까지 어디로 가면 되나요?
돈 받고 하는 일에 I가 어딨습니까.

자아를 조금 버리고 몽촌토성역 앞 ‘큰집’에 방문했다. 일전 미팅 관계로 다른 빌딩에 방문한 적이 있어 우아한형제들 헤드쿼터에 해당하는 건물이 분산되어 있으며 각각 큰집, 작은집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참 이름을 잘 짓는 회사란 말이지. 늘 눈에 탁 띄고 귀에 확 감기는 제목을 짓느라 끙끙대는 직업을 지닌 사람으로서는 부러워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부분.

피플실 공간이 있는 큰집 6층에 엘리베이터가 닿자, 살짝 열린 엘리베이터 문틈으로 한 글자에 한 장씩 A4용지 꽉 차게 인쇄해 세로로 붙인 ‘과’ ‘연’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문이 다 열렸을 때 보인 전체 문장은 이러했다.

 

서 련 님 배 민 은
천 생 ♥


어디선가 웅장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기 시작하더니 블루투스 스피커와 선물꾸러미를 든 천사들이 나타났다. 그분들이 피플실 직원이었다.
웃기려고 지어낸 얘기 같지만 틀림없는 실화다. 분명히 자아를 집에서 분리수거하고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내 속의 작고 작은 I가 식은땀을 흘리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중에 이거 뭐라고 써야 사람들이 믿을까?

뭐라고 쓰긴 뭐라고 쓰나. 장르가 에세이니 정직하게 써야지.

🥳 “작가님 ‘요즘 사는 맛’에 쓰신 자기소개 보니까 배민 VIP ‘천생연분’ 등급이라고 해서 웰컴 메시지를 이렇게 써 봤어요.”

실로 나의 배민 이용실적 등급은 신용카드 사용으로도 온라인 서점 사용으로도 찍어본 적 없는 최고등급이다. 월 20회 이상 배민 앱을 이용해야 도달하는 ‘천생연분’.

🤗웰컴을 늘 이렇게 하지는 않아요……”

뜻밖의 성대한 환대에 당황한 내 기색을 읽어내신 듯, 다른 한 분이 덧붙여주셨다. MBTI 가 I로 시작하는데 장차 배민에서 일하고 싶은 지원자 여러분에게 이 사실이 큰 힘이 되기를.

6층 로비에서 사원증과 신규입사자에게 주는 웰컴 패키지 꾸러미를 받고 ‘큰집 투어’를 시작했다. ‘이 공간을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의 주인공들’이란 의미에서 우아한형제들 구성원들의 사진으로 온 벽면을 장식한 18층 공간. 탕비실을 벽으로 막아두지 않고 플로어 로비를 향해 오픈된 형태로 구성한 다음 ‘우물가’라고 이름 지은 연유. 지금까지 배민에서 선보인 서비스들을 명화 패러디 형태로 만들어 전시한 갤러리. 층마다 스포츠 테마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으며 그 꽃이라 할 수 있는 육상 종목 테마 층에는 구성원들이 백 명 넘게 모여서 회의할 수 있는 트랙방이라는 회의실(말 그대로 트랙이었다)이 있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겠다. 


발길이 머무는 곳마다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가 있었고, 그 이유들 이 모두 ‘배민다움’을 지향하고 있었으며,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아한형제들에 ‘공간디자인실’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구성원들이 많아지면 필요한 공간도 많아지고 공간의 쓰임새도 다양해지잖아요. 보통은 이럴 때 공간 구성을 위해 외주 인테리어 디자인팀과 계약을 하겠죠. 그런데 아무리 실력이 좋은 팀이어도 ‘배민다움’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공간을 구성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어요. 배민에서는 공간에 그걸 표현하고 적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단 사실을 매우 초기부터 고려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공간디자인실이 생겼죠.”

우아한형제들에서 함께 일하게 된 새로운 동료에게 가장 먼저 다가가는 부분이 이 웰컴 패키지와 공간투어가 포함된 웰컴온이란 프로그램이고, 그걸 전담하는 이들이 피플실 사람들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과연 그렇지. 물건과 환경, 물리적인 부분에서 이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들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공간과 사람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커뮤니케이션을 맡는 사람들도 있어야겠지.

 

🥳새로 온보딩하는 분들도 이 분위기를 맛보셔야 하는데…… 직접 와서 체험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지금은 기존 구성원들도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 많은 분들이 매주 합류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현장에 함께 하지 못하더라도 이 문화와 분위기를 가능한 많이 느끼실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수단을 고민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저희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공간투어 라이브를 진행하는 등의 시도가 있었어요. 반응이 매우 좋았지만 인터넷 연결 환경 같은 변수가 있어서 더 효율적인 방식이 필요하겠더라고요.”

설명을 듣고 보니 피플실은 정해진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라기보다, 신규 입사자들에 게 ‘배민다움’의 첫인상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사명을 지향하는 집단처럼 느껴졌다. 수단과 방법을 막론하고 그 사명에 충실한…… 천사들인 줄 알았는데 특전사들인가? 그런 생각이 불현듯 났다. 투어를 마치고 피플실과 이웃한 부서의 분들과도 (대문자 I 다운 긴장으로 뻣뻣하게 굳은 채)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아 피플실의 역할에 대한 설명을 좀 더 들었다.

🤗우아한형제들 안에서도 피플실은 뭐하는 곳인가? 라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신규 온보딩하는 분들을 위한 웰컴 메시지를 드리는 것 외에도 우아한형제들에서 일하시는 분들 누구나 ‘여기에서 일하니까 너무 행복하다’라고 생각하실 수 있게 하는 게 저희의 역할이에요.”

일터에서 느끼는 행복한 감정과 배민다운 경험의 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이직이 흔한 IT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도 5년, 10년 이상의 근속연차 돌파 사례가 상당한 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문득 떠오른 건 대학 시절 학생회에서 학생복지 차원에서 시험기간 선착순으로 간식을 나눠준다던 이벤트였다. 한 사람 앞에 밥버거 하나 음료수 하나, 합쳐서 삼사천원 하는 걸 한 두 번, 그것도 선착순으로 나눠주는 게 무슨 복지? —라고 생각했던 경험. 그런데, 나처럼 심사가 꼬인 사람들도 물론 있었지만 그 작은 챙김과 돌봄에 진심으로 감사해하는 학생들이 더 많았다. 내가 간과한 건 마음이었다. 학생회 사람들 개개인과는 딱히 잘 알지 못하는 사이라도, 외롭고 고된 시험공부 도중 누군가 나를 생각하고 있음을 확인받는 마음. 이 학교의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내게 기울어지는 작지만 확실한 관심.

피플실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도 그런 것이었다. 이 회사가, 내가 여기에서 일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구나, 여기서 계속 일하고 싶게 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 하는구나 라는 메시지를 빈틈없이 전달하는 것. 물론 피플실에서 주는 걸 밥버거와 음료수와 비교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지만…… 그 사실을 더욱 가슴 찡하게 만드는 점은, 피플실에선 일하는 사람 천 오백명에 이르는 우아한형제들 구성원들 모두의 행복을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때까지 나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는데(TMI: 한 서너 번 만날 때까지는 쭉 낯가림을 한다) 한 마디 여쭙지 않을 수 없었다.

“피플실 분들이 배민 구성원 모두의 행복을 책임지고 있다면…… 피플실 분들의 행복은 누가 책임지죠?”
어쩐지 <여러분> 가사같은 질문이 나와버렸다.

🤗저희의 노력을 알아주는 분들이 있다는 걸 느낄 때, 충분히 보상받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일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저희만 이렇게 받으면 피플실 분들은 누가 챙겨요? 그런 질문이요. 그 질문만으로 엄청 행복해져요.”

🥳저희한테 소소한 선물이나 편지를 보내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너무너무 감사하죠. 저희한테는 일인데, 일을 열심히 해서 누군가 감동을 받았다는 뜻이니까요.”

🤗저는 평소에도 친구들에게 선물하는 걸 좋아해요.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는 게 너무 좋아서 또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하는 게 무척 즐거워요. 그런데 이 일은 회사가 저한테 선물을 하라고 지원하는 거잖아요. 저는 그래서 직업만족도 자체가 엄청 높아요. 이 일을 하게 된 것 자체가 행복해요.”

배경음악으로 세인트 어쩌구 소년 합창단의 상투스 같은 곡을 틀어줘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되었다.

🥳 “그럼 작가님도 오늘은 피플실 구성원이니까 저희가 하는 일을 함께 해 보실까요? 작가님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업무를 생각해봤는데, 저희가 웰컴 패키지를 포장할 때 쓰는 이행시를 지어주셨으면 해요.”

그러고 보니 내가 받은 선물 보따리에도 내 이름으로 된 이행시가 붙어있었다.

서: 점에서 주로 어떤 코너를 많이 가세요?
련: 애소설 보다는… 전 이젠… 서련님 책 읽으려구요~~~~ 우아한형제들에 오신 것을 환영해요!!!

저보고 이걸 쓰라고요?
지금요?
여기서요?
진짜요?

왜요?

애초 기획서에 단순 견학 방문이 아니라 ‘배민에 소설가가 취업한다면’이라는 느낌으로 실제 가능한 업무를 수행해보는 게 어떻냐는 부분이 있긴 했다. 진짜 시킬 줄은 꿈에도 몰랐으나.

“작가님은 프로니까!” 라며 만화같이 반짝반짝 눈빛 공격을 삼면에서 하시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모니터 앞에 앉았다. 이행시라니, 이렇게 말과 글을 사랑하는 회사도 드물 것이다. 비슷한 말을 최근 어떤 행사에서 들은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문학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생각해 보세요. 우리는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시를 짓는 민족입니다. 이행시 삼행시. 시라고요, 시. 그러니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주어진 시제를 각행의 첫 글자에 두고 너무 터무니없는 구성을 피하도록 하는 N행시의 원칙에 더하여, 신규 입사하는 이들에게 위트 있고 마음씨 넉넉한 우리 회사라는 첫인상을 줄 수 있도록 써야 하고, 당신의 입사를 환영한다는 메시지도 담아야 하는 것이었다.

🤗입사 첫날은 누구에게나 뜻깊은 날인데 지금은 팬데믹 상황이어서 대부분 언택트로 업무를 시작해야 하거든요. 직접 맞이하지 못하는 아쉬움에 대한 고민과 더 뜨겁게 환영하고 싶은 진심을 담아 쓰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어느덧 당연한 루틴이 됐어요.”

인중에 뻘뻘 맺히는 습기를 느끼면서 그럭저럭 열몇 사람의 이름으로 이행시를 짓고 인쇄한 다음 택배 박스에 붙이면서 들은 이야기다. 아니, 그렇다면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사서 이런 고생을 한단 말인가. 나야 그 주 신규 입사자 열 몇 사람에게 보내는 이행시를 지었을 따름이지만 원래 담당자님은 지금껏 수백 명의 이름으로 이행시를 지어오셨을 텐데, 그게 원래는 안 해도 되는 일이었단 말인가. 그런데 그건 ‘정해진 업무가 아니라, 일하는 이들의 행복이라는 사명에 충실한’ 피플실의 특성을 설명해주는 한 마디이기도 했고, 새로운 깨 달음을 주는 말이기도 했다. 우리가 아는 모든 창의적인 작업은 사실 ‘시키지도 않은 짓’에서 나왔다는 사실.

🥳이번 주에 온보딩하는 분들께 꼭 말씀드릴게요. 이번 이행시는 무려 소설가가 지었다고!”

안 하시면 안 될까요…… 너무 부끄러운데…… 라는 말을 너무 부끄러워서 차마 하지 못했다. 반나절 내내 낯가림을 해놓고도 일일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는 갑자기 근원을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샘솟아 나도 진짜 우아한형제들에 입사지원서 한번 넣어봐? 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플실의 존재를 알게 되었기에 든 생각이었을 것이다. 오히려 나같이 소심하고 부끄러움을 타는 구성원일수록 더 마음 쓰며 다가와 환대를 건네줄 사람들이 있다는 것. 다음 순간에는 불현듯 불안감도 들었다. 사실 이 날 일일 근무에는 나의 작업들을 케어해 주시는 저작권 에이전시 실장님도 동행하셨는데, 우리 실장님도 나랑 똑같이 생각하신 끝에 “작가님 저 이 일 그만두고 우아한형제들 지원하려고요”라고 하시면 어떡하나? 실장님도 같은 걱정을 하셨을까? 실장님 저 이딴 거 다 때려치우고 지금이라도 개발을 배워볼까 합니다……

부름으로 시작한 이 이야기는 응답으로 끝난다.
몇 주 지나 기업브랜딩팀으로부터 연락이 온 것이다. 내가 쓴 웰컴 이행시를 받고 들어온 신규 입사자들이 이행시를 무척 좋아해 주었다는 소식. 단체채팅방에서 직접 언급해준 분도 계시고, 택배 상자를 사진으로 찍어 인증해주신 분도 계시다고 들었다. 내가 뭐라고 썼는지 다는 기억이 안 나고 쓰는 동안 너무 민망하고 죄송해서(왜?) 뒷머리와 목덜미 사이가 삐죽삐죽 일어서던 느낌만 생생했는데, 그럼에도 그 답신들이 너무 감사하고 기뻐서 어디에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피플실에서는 ‘이번 이행시를 소설가가 썼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자기 이름으로 된 이행시가 택배 상자를 장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이들은 그것을 소설가 박서련에게서가 아니라 우아한형제들로부터, ‘우리 회사’로부터 받은 첫 메시지라 여겼을 것이다.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누군가가 자기 이름을 한동안 골똘히 생각하며 어떤 인사를 건넬까를 고민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이다. 그러니까 그분들이 보내온 답신은 그때 아주 잠깐이나마 나도 정말 배민에 속했음을 증명한다. 일할 때는 완전히 혼자인 직업을 가진 탓에 한동안 ‘우리’를 경험하지 못했던 내게, 그건 아주 귀하고 소중한 응답이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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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 The 큰 집으로, 더 Next Level로 /2674/ /2674/#respond Mon, 14 Feb 2022 16:01:47 +0000 /?p=2674

소설가가 입사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맥주 공장 이야기를 쓰고, 알랭 드 보통이 히드로 공항 이야기를 쓴 것처럼 소설가가 우리 회사 이야기를 쓴다면? 우리들이 좋아하는 이 시대의 젊은 작가. 소설가 박서련이 직접 경험하고 쓴 다섯 편의 우아한형제들 이야기

 

 

킬링 퍼스트 센텐스 Killing First Sentence.

죽이는(이라고 쓰고 맛깔나게 ‘직이는’이라고 읽어보자) 첫 문장.

 

어떤 글을 쓸 때에나 이것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첫 단락에서 눈길을 사로잡지 못하면 글의 끝까지 독자를 데리고 가기가 어려우니까. 예외적으로 글감이 사기급으로 좋을 때에는 첫 문장이야 아무래도 좋지 않냐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이 이야기가 그렇다……

 

우아한형제들 스마트 오피스, ‘더 큰 집’ 방문기.

2022년 1월 현재로서는 우아한형제들 구성원들조차도 대부분 입장해보지 못한 거-의 전인미답의 공간, ‘The’ 더 큰 집에 다녀왔다는 이야기. 이런 글은 딱히 구성에 대한 고민도 들지 않는다.

 

순서대로 쭉쭉 갈 테니까 꽉 잡으시라는 뜻입니다.

 

서울살이 통산 10년을 넘긴 요즈음까지도 촌티를 못 다 벗은 내게는 롯데월드타워야말로 거-의 본인미답의 장소였다. 과장 조금 보태서 신발 벗고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방문 예정일 아침 문자 메시지로 숫자 여섯 자리 방문자 코드가 전송되었고 그 방문자 코드는 롯데월드타워 로비 특정 구역에 있는 키오스크에 입력되어야 했으며 그 키오스크를 찾기까지는 안내직원 두 분을 거쳤기 때문……

 

38층에 위치하는 사무실 입구에 들어서자, 오늘 더 큰 집 투어를 함께 할 우아한형제들의 구성원 분들이 날 맞이해 주셨다. 신규 던전인 더 큰 집을 공략하기 위한 파티가 결성된 듯한 느낌. 이윽고 던전 보스…… 가 아니고 공간디자인실 이사님과 팀장님이 모습을 드러냈다.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사내에 별도로 공간 디자인 전담 부서인 공간디자인실을 두고 있으며, 그들이 바로 더 큰 집을 설계한 장본인들이라는 귀띔이 있었다.

 

🔎 “로비 벽을 일반적인 페인트벽으로 하지 않고 벽돌벽으로 만든 것에 주목해 주세요. 이 공간의 전체적인 콘셉트에 대한 힌트니까요.”

우아한형제들_벽

 

🔎 “더 큰 집은 롯데월드타워 38층 전체와 37층 절반을 사용하는데, 이 건물의 고층 오피스는 바깥 전체가 통창으로 보이는 형태거든요. 즉 한 층 전체를 사용하면, 중앙에 위치한 엘리베이터 부분을 제외한 전부가 열려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거예요. 이 점을 최대한 유리하게 이용하고 싶어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 야외 오피스로 이어진다’라는 콘셉트로 전체적인 작업을 해 봤어요. 로비에 자갈을 깔고 책상을 둔 것도 그 느낌을 단적으로 표현해본 거라고 할 수 있죠.”

우아한형제들_인테리어

 

 

‘야외 오피스’라는 말이 공간의 콘셉트를 직관적으로 설명해주는 듯했다. 과연 곳곳에 배치된 커다란 식물들이며 탁 트인 공간 구성 등이 캘리포니아나 유럽 어딘가의 카페테라스 같은 것을 연상시켰다. 참고로 나는 둘 다 가본 적이 없지만.

 

🔎 “벽 아래에 둔 사물함들은 그럼에도 이 사무 공간이 구성원 모두의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거예요. 원하는 공간 어디에서나 업무를 볼 수 있게 열어뒀기 때문에 모든 공간이 자기 영역이 될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자기만의 공간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직책과 경력에 무관하게 모두에게 공평하게 한 칸씩은 나눠줄 수 있는 사물함을 둔 거죠. 사무공간 한 구석에 자기 이름을 새길 수 있도록. 물론 업무 관련 물품을 수납해두는 기능도 있고요.”

우아한형제들_사물함

 

자율적이고 탁 트인 공간 안의 소속감.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뉴 노멀이 되었으니 물리적으로 흩어져있는 구성원들에게 소속감을 심어주는 것, 우아한형제들에게도 화두일 수밖에.

우아한형제들_사무실

 

스마트 오피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곳에도 ‘스마트’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었다. 따로, 또 같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사무공간과 회의실, 그 공간들을 위한 좌석 예약 시스템, 내가 일하는 자리까지 음료를 배달해주는 딜리까지.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이 솔직한 심정으로는 놀라울 정도는 아니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테크 기업들의 사무 공간을 우린 이미 봐오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 스마트한 공간에서 유독 시선을 끄는, 이질적인 게 있었다. 회의실을 둘러보고 나서는데, 투어 팀원 중 한 분이 회의실 이름을 잘 봐 두시라고 귀띔했다. 정말 모든 회의실에는 명찰처럼, 사람 이름이 붙어있었다. 뭐지, 이건. 어린애가 지렁이 낙서를 한 것처럼 쓰인 회의실 이름이 뭐 어쨌다는 거지…… 무슨 값비싼 현대미술 커미션 같은 걸로 만든 걸까? 나야말로 무지렁이라서 그걸 못 알아볼 뿐인 걸까…… 대충 그런 생각을 하며 지나온 기억이다.

 

이 와중에 이 공간이 사무실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든 곳이 있었으니, 이름이 무려 ‘청평 같은 방’이다. 역시 남의 집 구경에서 남는 것은 부러움 뿐인가…… 청평 같은 방으로 우리를 안내하면서 팀장님이 하신 말씀은 또 이렇다.

 

🔎 “스페인 같은데 청평 같다고나 할까? 마드리드에 청평이 있다면 이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런 콘셉트예요.”

 

그게 무슨 순대 같은데 치미창가 같기도 한 소리죠? 라고 여쭙고 싶었지만 코르크 벽 한 면이 비밀의 문처럼 스르르 열린 후 보인 광경을 보고서는 무슨 말씀인지를 단박에 이해할 수가 있었다.

 

🔎 “평자 돌림 지역 펜션으로 엠티를 많이들 가잖아요. 양평, 가평, 청평 같은 곳 말이죠. 팀별로 워크샵을 가서 팀워크도 다지고 좋은 아이디어와 기운도 얻을 수 있는 공간이 사내에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도에서 만들어본 기획이었는데 워낙 반응이 좋아서 더 큰 집에서 좀 더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조금 더 고급진 느낌을 추구해본 게 왠지 스페인 느낌이라고나 할까.”

우아한형제들_청평

 

38층 바깥쪽을 빙 두르는 원호의 일부로 구성된 청평 같은 방은 펜션보다는 펜트하우스처럼 느껴졌다. 드라마에 나오는 홈 파티 장면을 여기서 찍어도 되겠다는 생각, 곳곳에 무심한 듯 시크하게 놓인 소품들을 옷 속에 숨겨 나가고 싶다는 괘씸한 생각, 집에 가는 척하고 몰래 여기 숨어 살고 싶은 미친 생각까지 두서없이 들었지만 짐짓 점잖은 척 뒷짐을 지고 설명을 들었다.

 

“작가님, 여기서 사진 찍고 싶지 않으세요……?”

 

이 날도 동행하신 우리 에이전시 실장님이 나한테 그렇게 물으셨고 물론 찍고 싶었지만 품위를 생각해서 사양했는데 지금 쓰면서 다시 생각해보니까 저 한 방 찍어주시고 실장님도 찍어달라는 뜻이었던 것 같군…… 그렇지 않아도 투어에 참여한 기업브랜딩 팀 분들은 각자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고들 계셨고, 그도 그럴 것이 배경이 너무도 그럴싸해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그림이 나오는 공간이었다.

 

체감상으로는 대학 도서관에서 옆 건물 강의실로 걷는 정도로 걸은 다음에야 트랙방이 나왔다. 공간을 마음껏 쓸 수 있는 만큼, 큰집에서보다 더욱 욕심을 내서 구성해 보았다는 트랙방은 정말 육상경기를 해도 좋을 만큼 넓었다.

우아한형제들_트랙방

 

🔎 “사실 이 공간의 비밀은 계단식 트랙 좌석 뒤편에 있어요.”

 

여태 많이 놀랐는데 또 놀랄 일이 있으려고요, 하며 둥근 트랙 계단 꼭대기에 올라 내려다보자 푸른 타일로 장식된 공간이 나타났다. 유리창 하부 벽과 단차가 없도록 바닥을 높여서 창을 진정한 통유리창으로 만들고 곳곳에 미러볼을 배치해둔 그곳을 이사님과 팀장님은 ‘수영장’이라고 불렀다. 과연 해외 유명 호텔의 인피니티 풀을 연상케 하는 시원한 공간이었다.

 

🔎이 디자인 콘셉트가 제안되었을 때 저희가 결정까지 들인 시간은 채 30초도 되지 않죠.” 

 

팀장님이 자랑스레 말씀하셨다.

우아한형제들_수영장

 

“한강은……”

누군가의 조금 메인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정말로 휘어져 있군요.”

정말로 그랬다. 한강 다리 다섯 개쯤이 한눈에 들어왔고 그렇게 시야가 넓다 보니 한강이 얼마나 어떤 모양으로 휘어져 있는지도 알 수 있었다. 새 트랙방에서 회의를 한다면, 대략 삼백 명까지 동시 수용이 가능하다는 이 공간에서 다시 대인원 회의가 가능해진다면, 등을 감싸는 한강의 무게를 모두가 동시에 톡톡히 느낄 수 있을 것이고 그건 그야말로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를 말없이 체험하는 경험이 되겠지.

 

여기 놓인 물건들을 갖고 싶다거나 이런 집에서 살고 싶다는 솔직하고 사적인 소유욕을 넘어, 이 사무실에서 일하고 싶다, 이 공간의 일원이 되면 좋겠다—라는, 보다 고차원적인 욕구는 트랙방에서 비로소 샘솟기 시작했다.

 

 

1시간 가량의 투어를 마치고 우리는 청평 같은 방에 앉아 음료를 홀짝이며 공간 곳곳에 숨어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마저 들었다.

 

🔎 “더 큰 집 역시 초기 아이디어 단계에서는 배경의 영향을 수용하려고 했죠. 바로 앞에 매직아일랜드가 보이는 것에서 착안해 꿈과 환상, 동심을 담아 <피터팬>의 네버랜드 콘셉트로 네이밍 하는 게 어떨까. 웬디, 피터팬, 후크 같은 이름을 회의실에 붙이는 식으로요.”

 

최종 기획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사무실이 위치한 곳의 배경과 어우러지는 브랜딩을 추구한다는 점이 인상 깊은 아이디어였다.

 

🔎 “우아한형제들의 구성원 대부분이 의장님과 소통하는 게 자연스럽고 원활한 편이지만 브랜딩을 담당한 사람들은 아무래도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게 되죠. 제일 먼저는 새 공간 전체의 명칭을 정했어요. 처음에는 ‘높은 집’이 가장 많이 거론됐어요. 그런데 ‘높다’라는 특성은 우리 공간만의 특성이라기보다 롯데월드타워라는 건물의 특성에 가깝죠. 그래서 보다 우리다운, 우리만의 것처럼 느껴지는 이름을 좀 더 고민해보게 됐는데, 우아한형제들의 근간이 되는 건 ‘일하기 좋은 회사’라는 정신이거든요. 새 공간에 자리를 잡으면 ‘더’ 일하기 좋은 회사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높은 집’이라는 이름은 일단 제쳐뒀지만, 우리 회사 역시 높은 층 넓은 사무실을 쓰게 되긴 하죠. 높고 넓은 것, 한 마디로 뭐냐면 큰 거잖아요? 실제로 큰 집 사무실보다 더 크고요. 그런데 여기에도 ‘더’가 들어가네요. 더 일하기 좋은 회사, 큰집보다 더 큰 집. 그러면……”

 

“자연스럽게 더 큰 집이 되는 거네요.”

 

🔎 “네, 이렇게 해서 새 공간의 명칭이 ‘더 큰 집’으로 정해졌어요. 더 나아가서 ‘더’라는 말의 이미지를 회의실 이름에도 적용해보자는 아이디어도 나왔죠. 예를 들면 ‘더 의사결정 잘 되는 방’, ‘더 아이디어 잘 나오는 방’, ‘더 일하기 좋은 방’.”

 

“그것도 좋은데요?”

 

🔎 “아예 백지상태일 땐 의장님도 별말씀이 없으셨는데 회의실 이름 아이디어를 두세가지 안으로 정리해 보여드렸더니 흠…… 하고 마시더라고요. 하하하…… 다시 근간으로 돌아가 보면 ‘가족에게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것도 우아한형제들의 신념이고 핵심 가치거든요. 구성원들에게는 일하기 좋은 회사, 구성원 가족에게는 내 가족이 일하는 자랑스러운 회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담은 말이잖아요. 새로운 폰트를 개발할 때마다 구성원 자녀의 이름을 붙이는 것 또한 이런 맥락에서 했던 프로젝트였고요.”

 

그러니까 투어 초반에 회의실 이름을 잘 봐 두라고 했던 건 이 얘기를 위한 복선이었군.

 

🔎 “회의실을 사용하는 건 일하기 위해서고 일할 때마다 가족의 이름을 보게 되면 그야말로 ‘더’ 열심히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 아이디어는 의장님에게도 지지를 받았는데 실행 단계에서 조금 불안감도 들었어요. 처음 개발한 폰트에 구성원 자녀 이름을 붙였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회사가 엄청나게 성장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몇몇 특정한 사람들 자녀 이름으로 회의실 명칭을 정하는 게 괜찮을까, 나머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싶었던 거죠.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일단 자녀 이름 공모를 시작해 봤어요. 그런데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반응이 왔어요.”

 

함께 일하는 구성원의 자녀라면 나에게도 가족이라는 마음 때문이었을까? 과연 우아한 ‘형제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과장되게 추어주려는 마음도 깎아내리려는 마음도 아니고, 말 그대로 가족 같은 회사구나 하는 감상.

 

🔎 “아이디어에 대한 호응들도 좋았고, 공모에 실제로 참여한 가족의 수도 예상치를 웃돌았고요. 어린 자녀가 직접 쓴 자기 이름을 사진이나 스캔 파일로 보내달라고 공지를 올렸는데, 뽑힌 어린이 중 최연소자는 세 살이거든요? 아직 한글을 떼지 못했을 나이잖아요. 그런데 구성원인 부모님이 열정이 엄청나셔서, 이름을 앞에 두고 그림처럼 따라 그리도록 해서 공모에 참여하신 거예요. 아이가 직접 했다는 증거로 동영상까지 보내주셨어요.”

 

어쩐지 유독 지렁이 같은 글씨가 있더라니…… 뒤늦으나마 슬그머니 웃음이 나왔다.

“아이들 손글씨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나요?”

 

🔎 “그건 의장님이 제안하신 거예요.”

 

“천재시네요…..”

(의장님 기분 좋으시라고 제가 지어서 넣은 부분이 아니라 실제로 나온 말입니다.)

 

🔎 “이름이 당첨된 아이는 내 이름 붙은 방을 실제로 보고 싶다고 하고, 어떤 미당첨 어린이는 내 이름 뽑혔는지 안 뽑혔는지 아직까지도 물어보고 있대요. 그래서 구성원 자녀들이 이 공간을 둘러볼 수 있도록 패밀리 투어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문득 떠오른 이미지는 픽사 애니메이션 엔딩 크레디트를 장식하곤 하는 프로덕션 베이비 목록이었다. 어떤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제작 기간에 태어난 구성원 자녀의 이름을 엔딩 크레디트에 모두 기록하는 마음, 그 태도. 이건 다름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줄 작업이고, 이 작업으로 밥벌이를 한 우리 중 몇 사람은 새로운 가족을 맞이했다. 그것을 우리는 이렇게 기념한다. 그런 마음에서 나왔을 기록…… 그 어린이들의 이름과 이곳 어린이들의 이름이 머릿속에서 포개지며 어쩐지 눈물이 나올 것 같은 마음이 되었다.

 

“작가님,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

필경 예의를 갖춰 전송하려고 꺼냈을 누군가의 인사말에 나는 진지하게 답했다.

“아무래도 그렇죠…… 스마트폰 만보계 앱에 따르면 제 일일 걸음 수는 평균 백 보 안팎 이거든요.”

“오늘 한 삼십 배는 걸으셨겠어요.”

 

집에 돌아가 확인해보니 그날의 걸음 수는 육천 보가 넘었다. 더 큰 집 투어 전후에 롯데 월드타워 안팎을 거닐었던 기록도 감안해야 할 테지만 그것을 제외해도 사무실 안에서만도 삼천 보 넘게 걸은 것은 확실했다. 그러니까 이런 생각도 무리는 아니다. 아니 사무실이 아무리 좋아도 이렇게 넓으면 어떡해, 너무 넓어서 다니는 사람들 짜증 나겠다…… 물론 스마트 오피스 출입이 단 하루밖에 허용되지 않은 외부 필진으로서 저 포도는 신 포도다, 흥 하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한편 그날 투어와 인터뷰를 모두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서 우리 에이전시 실장님과 내가 단둘이 남았을 때 우리는 이런 대화도 했다.

“여기 다니는 사람들은 롯데월드 가고 싶으면 가겠네요.”
“근데 저 이거 소신발언인데……”
“뭔데요.”
“이제 어른이라 그런지 롯데월드보다 여기가 재밌는 것 같아요.”

“저도 소신발언……”

“말씀하세요.”
“저도 그런 것 같네요.”

 

실장님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마침내 혼자 남았을 때는 재미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했다. 때때로 웃긴다는 말의 동의어가 되고 진지하지 않아 보인다는 말로 오해되기도 하며 실없는 것을 좋게 표현할 때 오용되기도 하는 그 말. 하지만 어떤 재미는 의미와 함께 있을 수 있고 따라서 진지할 수도 있다. 심지어 어떤 재미는 기능적이기까지 하다.

 

혹시 배민다움이란, 그런 재미에 대한 말인 걸까…… 를 나는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고, 이 글을 쓰느라 그 생각을 돌이키다, 나를 그 생각으로 이끈 게 다름 아닌 공간 투어라는 점에 기묘한 당황을 느끼고 있다.

 

 

소설가가 입사했다

ep.1 주문하신 소설가 왔습니다

ep.2 채식도 개발이 되나요

ep.3 훈련은 실전처럼, 실전은……. 싫어요

ep.4 용기를 가져가겠습니다

▶ ep.5 The 큰 집으로, 더 Next Level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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