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큰집 – 배민다움 Tue, 13 Dec 2022 06:53:19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7.0.2 /wp-content/uploads/2021/06/cropped-배민다움_파비콘_가로512px-150x150.png 더큰집 – 배민다움 32 32 본격 오피스 투어 <어디서 일해요?> /5043/ /5043/#respond Wed, 30 Nov 2022 08:02:46 +0000 /?p=5043 우아한형제들은 이사를 참 많이 다녔습니다.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해마다 성장했으니 당연한 일이었죠. 사무실을 구하고 나면 어느새 사람이 늘어 옆 건물, 건너편 건물에도 새 자리를 만들어야 했어요. 그렇게 생겨난 사무실을 작은집, 옆집, 삼촌집이라고 불렀어요. 메인 사무실은 큰집이고요. 

우아한형제들의 집은 ‘일하기 좋은 공간은 어떤 공간인가’에 대한 고민의 결과이기도 해요. 구성원을 관찰하고 작은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며, 일에 방해되는 것들은 빼고 일에 도움 되는 것들을 채우면서 공간을 바꿔나갔으니까요.

2022년 우아한형제들은 또 하나의 집을 갖게 됩니다. 그곳은 매우 크고, 높고, 새로웠어요. 잠실에서 가장 높은 빌딩에 위치한 이 공간의 이름은 ‘더큰집’ 입니다. 

큰집, 작은집, 더큰집에 이르기까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공간에 담긴 우아한형제들의 문화입니다. 여기저기에 ‘배민다움’이 꽉 차 있다니까요. 우아한형제들의 공간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아한형제들의 일 문화를 체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일하기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한 우아한형제들의 고민은 현재진행형입니다. 2023년부터 우아한형제들은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게 돼요. ‘근무지 자율 선택제’를 시작하거든요. 일하기 좋은 공간을 구성원이 직접 선택할 수 있게요. 거기엔 물론 ‘더큰집’도 포함되겠죠?

여러분은 어디서 일하고 계세요? 내년엔 어디서 일하실 건가요?

저희는 여기서 일해요. 들어와 보실래요?



<어디서 일해요?> 두번째 이야기
회사에 유난히 좋아하는 공간이 있나요?
우아한형제들 구성원 6명이 내가 사랑하는 회사 공간에서
전직 모델이 아닐까? 의심스러운 화보를 찍었습니다.
<어디서 일해요?> 영상과 함께 화보도 놓치지 마세요!

윤성원1

내가 사랑하는 공간  >>>

]]>
/5043/feed/ 0
더큰집으로 이사 간 배달이친구들 /4513/ /4513/#respond Wed, 21 Sep 2022 09:06:22 +0000 /?p=4513
안녕하세요.
저는 브랜드와문화디자인팀의 전수빈 디자이너입니다.
배달이TF로도 활동하고 있는데요.
저에겐 최근 이런 일이 있었답니다.

 

새로 생길 사무실에 배달이를 넣어볼래요? 

2021년 6월, 새로 입주할 예정인 롯데타워(이하 더큰집) 사무실에 배달이친구들을 잘 녹여보자는 일이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더큰집은 한창 공사중이라 아직 이름도 없었고, 듣자하니 너무나 넓었고, 지금까지의 사무실과 달리 스마트오피스가 되기 위해 이런 저런 준비를 하고 있다 하고, 저는 이렇다 할 공간 작업을 해본 적이 없고…

솔직히 저에게는 걱정 70, 기대 30인 미션이었어요.

 

캐릭터의 꿈은 테마파크잖아요(?)

그래서 혼자 무작정 출발하기보다는 배달이로 공간을 채워보고 싶다!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배달이TF에서 팀을 꾸려 같이 아이디어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큼직큼직한 배달이를 공간마다 배치해서 배달이의 존재감이 뚜렷한! 배달이와 함께하는 것 자체가 테마인 사무실을 상상했어요.

초기 날것의 아이디어를 보여드릴게요.
사무실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맞이해주기도 하고,

[배민다움투데이]더큰집배달이_003_배달장승회의실 문 앞을 장승처럼 지키기도 하고,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만날 수 있는 냥이 조각,
수영장 컨셉의 휴식 공간에서 일광욕하는 왕배달이도 있고,
너무 빨라 하반신의 잔상이 벽 너머에 남은 원이 배달이에

전 세계의 디즈니 테마파크에 동시에 두 명의 신데렐라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문처럼, 배달이를 단일하게 존재하는, 살아있는 생명체로 느끼길 바라면서 이런저런 설정도 해봤답니다. 어쩌면 우리가 바라는 사무실의 모습은… 테마파크 그 자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명수님! 저희 사무실, 이렇게 만들어도 될까요!

 

테마파크? 네 안됩니다. 

우리는 배달이가 녹아 있는 사무실 공간에서 배달이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누군가 매일매일 출근해서 일을 하는 사무실 공간이라는 점을 잠깐 잊고 있었어요.
천장의 네트 망 위에서 식빵을 굽고 있는 냥이. 

처음 본다면 놀랍고 귀엽겠지만 매일매일 출근해서 일하다가 봐도 재미있을까요? 먼지가 쌓일 때마다 천장 위로 올라가서 냥이를 닦아주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만들자고 한 저?! 아니면 아무도 관리해주지 않아 두 달쯤 지나면 어디서 썼다가 둘 데가 없어 천장에 올려둔 꼬질한 냥이 조형물이 되어버리는 걸까요?

멀리 간 마음을 진정시킨 뒤, 욕망이 넘쳤던 테마파크 스케치는 모조리 삭제!
하진 않고 일부만 살려보기로 했습니다. 대신, 조금 더 작아서 눈의 구석에서 보일 듯~ 말듯~ 눈치챌 수 있을 듯~ 없을 듯~ 한, 지나가다 발견하면 어, 이런 것도 있었네. 이런 건 누가 만드는 거야? 라는 궁금증이 생기게 하는, 그러면서도 우리 더큰집 공간의 포인트는 한 번 꼬집어 줄 수 있는! 스케치를 새로 했어요.

새로운 스케치의 작아진 스케일이… 보이시나요?
사물함의 분실물 방지 스티커
색깔만 남겨 아주아주 은은하게 은유해보기도 하고요.
사람과의 크기 차이를 이용한 스케치도 있었네요.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최종 작업물 방향이 정해졌습니다
바로 책과 인형!
책은 우리 구성원들을 위해
인형은 우리 예비 구성원들을 위해
준비하기로 결정했어요.

 

400권 속에 배달이친구들 책 22권을 숨겨놨어요. 


더큰집에는 블라인드 겸 책장인 공간이 있어요. 저희끼리 북라인드라고 부르는데요! 
구성원이 직접 소개하는 인생책이 400권 넘게 있답니다. 일하다가 잠깐 구경할 수도 있고, 영감을 받을 수도 있는 더큰집 인테리어의 포인트인데요. 60미터가 넘는 책장 사이사이에 배달이를 가장 잘 숨기는 방법은 배달이가 책이 되는 거겠죠?

그래서 배달이친구들 책 22권을 만들었습니다. 조각 입문서도 있고, 소설도 있고, 인문 사회 도서, 유머집까지. 아주 자연스럽게 들어가 있어요. 

하나 펼쳐볼까요?

이 책으로 배달이책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도 잠깐 보여드릴게요.

1 : 배달이로 만든 책등과 책표지입니다
2 : 진짜 책에 배달이 껍질을 씌우는 방식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원래 책에 대한 소개를 날개에 집어넣었어요!
3 : 인생책 서가의 모든 책에는 책을 추천한 구성원이 꼽은 발췌문과 추천사가 있어요! 다른 책들과 같이 배달이책에도 발췌문과 추천사를 집어넣어 뒀습니다.
4 : 진짜 책은 표지와 어울릴 것 같은 책으로 하나하나 고민해서 골랐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책 구성물을 열심히 조립해서
서가에 올리면 끝!

다시 한번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이 사진 속에는 배달이책이 몇 권이나 있을까요?

구성원들이 북라인드를 구경하다 배달이친구들 책을 발견하고 이게 뭐지? 하는 재미를 느껴주셨으면 좋겠네요. 저는 북라인드 근처에서 일할 때 이거 뭐냐, 진짜냐, 있는지도 몰랐다 하는 이야기를 몰래 들으면서 재미가 있답니다.

 

긴장된 마음을 달래 줄 배달이친구들 인형을 만들고 있어요. 

지금은 비대면 면접이 완전히 보편화되었지만, 더큰집에는 언제라도 대면 면접이 가능한 면접실이 있습니다!

치과에 있는 인형처럼 푹신한 뭔가를 끌어안고 있으면 면접 전 긴장되는 마음이 조금은 풀어지지 않을까요? 지금까지의 배달이는 지점토와 비슷한 스컬피라는 재료로 하나하나 깎아서 귀엽긴 했지만 끌어안기에는 딱딱했어요. 그런 배달이가 인형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모습이 될지 방향을 잡는 시기가 필요했습니다.
용감한 배달이 인형

용감하게 실습도 해봤지만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빠르게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같이 생긴 배달이는 소소하게 디테일이 많은 친구예요. (특히 각!)
인형으로 만들었을 때 어디까지 단순화해도 괜찮을까요?
이 정도는 독고배달이인 걸 알아볼 수 있어요.
누구세요? 그렇지만 귀엽다.

어떤 스타일, 어떤 형태의 배달이가 흥미로울까요?

상황과 설정을 연출해주면 좋을까요?

큰 방향 속에서도 이리저리 헤매다가 어린이의 그림으로 만든 인형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어린이가 그린 그림처럼 마음대로 과장해서 그린 스케치야말로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이렇게 생기기도 하고 저렇게 생기기도 하고 팔이 늘어나기도 몸통이 줄어들기도 관절 없이 움직이기도 하는 배달이를 인형으로 만들기에 딱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어요. 묘하게 서툰 느낌이 사랑스럽기도 하고요
그렇게 태어난 막바지 시안들입니다. 최대한 동심을 가지고 그리기 위해 노력한 스케치들은 지금, ‘팥빵인형’이라는 전문 인형 작가님을 만나서 절찬 제작 중이랍니다!
작가님이 공유해주신 과정 사진인데 너무 신기하지 않나요

일단 조금이나마 사람들에게 익숙한 독고, 메이, 엉클, 왕, 냥이 5인조의 배달이친구들 인형을 먼저 제작해보고, 만들어진 인형이 좋으면 추가로 더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를 했는데, 인형이 만들어지는 족족 너무 최고여서요. 아마… 추가로… 왕창… 크게… 만들게 되지 않을까…(제발)

이렇게 롯데타워에 있는 우아한형제들 더큰집에 배달이를 심는 일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곧 마무리를 앞두고 있지만요. 인형이 아직 제작 중이라 더큰집에서 활동하는 배달이 인형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아쉽네요.

언젠가 침대에 하나쯤은 있는 배달이 인형,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놓인 진짜 배달이친구들 책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로 다시 만나 뵙고 싶습니다.

<배달이친구들X배달이TF 시리즈>
1. 배달이TF를 신고합니다
2. 배달이친구들 로고 괴롭히기 대작전
3. 배달이친구들 촬영가이드 제작기
4. 만화로 만나는 배달이친구들
5. 더큰집으로 이사 간 배달이친구들

]]>
/4513/feed/ 0
배달로봇 딜리는 어떻게 내 자리를 찾는걸까? /3549/ /3549/#respond Fri, 10 Jun 2022 05:45:28 +0000 /?p=3549 우아한형제들의 스마트오피스 더큰집의 카페가 드디어 오픈했어요! 딜리(dilly)가 더큰집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해서 궁금한 마음에 바로 더큰집으로 출동했습니다.

 

 

동쪽입구에서 서쪽입구까지 한참이 걸릴 만큼 넓~은 더큰집에서 내가 일하는 자리까지 찾아와주는 딜리! ㅠㅠ

딜리야~ 고마워~

 

☝🏼 딜리 같이 만들어요! >>> 지금 채용 중

 

 

📢 배달로봇 딜리 이야기

▶ 배달로봇 딜리는 어떻게 내 자리를 찾는걸까?

처음부터 로봇개발자는 아니었어요 (feat. 아무튼 출근)

배민이 로봇을 왜 만드냐고요?

 

]]>
/3549/feed/ 0
ep.5 The 큰 집으로, 더 Next Level로 /2674/ /2674/#respond Mon, 14 Feb 2022 16:01:47 +0000 /?p=2674

소설가가 입사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맥주 공장 이야기를 쓰고, 알랭 드 보통이 히드로 공항 이야기를 쓴 것처럼 소설가가 우리 회사 이야기를 쓴다면? 우리들이 좋아하는 이 시대의 젊은 작가. 소설가 박서련이 직접 경험하고 쓴 다섯 편의 우아한형제들 이야기

 

 

킬링 퍼스트 센텐스 Killing First Sentence.

죽이는(이라고 쓰고 맛깔나게 ‘직이는’이라고 읽어보자) 첫 문장.

 

어떤 글을 쓸 때에나 이것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첫 단락에서 눈길을 사로잡지 못하면 글의 끝까지 독자를 데리고 가기가 어려우니까. 예외적으로 글감이 사기급으로 좋을 때에는 첫 문장이야 아무래도 좋지 않냐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이 이야기가 그렇다……

 

우아한형제들 스마트 오피스, ‘더 큰 집’ 방문기.

2022년 1월 현재로서는 우아한형제들 구성원들조차도 대부분 입장해보지 못한 거-의 전인미답의 공간, ‘The’ 더 큰 집에 다녀왔다는 이야기. 이런 글은 딱히 구성에 대한 고민도 들지 않는다.

 

순서대로 쭉쭉 갈 테니까 꽉 잡으시라는 뜻입니다.

 

서울살이 통산 10년을 넘긴 요즈음까지도 촌티를 못 다 벗은 내게는 롯데월드타워야말로 거-의 본인미답의 장소였다. 과장 조금 보태서 신발 벗고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방문 예정일 아침 문자 메시지로 숫자 여섯 자리 방문자 코드가 전송되었고 그 방문자 코드는 롯데월드타워 로비 특정 구역에 있는 키오스크에 입력되어야 했으며 그 키오스크를 찾기까지는 안내직원 두 분을 거쳤기 때문……

 

38층에 위치하는 사무실 입구에 들어서자, 오늘 더 큰 집 투어를 함께 할 우아한형제들의 구성원 분들이 날 맞이해 주셨다. 신규 던전인 더 큰 집을 공략하기 위한 파티가 결성된 듯한 느낌. 이윽고 던전 보스…… 가 아니고 공간디자인실 이사님과 팀장님이 모습을 드러냈다.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사내에 별도로 공간 디자인 전담 부서인 공간디자인실을 두고 있으며, 그들이 바로 더 큰 집을 설계한 장본인들이라는 귀띔이 있었다.

 

🔎 “로비 벽을 일반적인 페인트벽으로 하지 않고 벽돌벽으로 만든 것에 주목해 주세요. 이 공간의 전체적인 콘셉트에 대한 힌트니까요.”

우아한형제들_벽

 

🔎 “더 큰 집은 롯데월드타워 38층 전체와 37층 절반을 사용하는데, 이 건물의 고층 오피스는 바깥 전체가 통창으로 보이는 형태거든요. 즉 한 층 전체를 사용하면, 중앙에 위치한 엘리베이터 부분을 제외한 전부가 열려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거예요. 이 점을 최대한 유리하게 이용하고 싶어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 야외 오피스로 이어진다’라는 콘셉트로 전체적인 작업을 해 봤어요. 로비에 자갈을 깔고 책상을 둔 것도 그 느낌을 단적으로 표현해본 거라고 할 수 있죠.”

우아한형제들_인테리어

 

 

‘야외 오피스’라는 말이 공간의 콘셉트를 직관적으로 설명해주는 듯했다. 과연 곳곳에 배치된 커다란 식물들이며 탁 트인 공간 구성 등이 캘리포니아나 유럽 어딘가의 카페테라스 같은 것을 연상시켰다. 참고로 나는 둘 다 가본 적이 없지만.

 

🔎 “벽 아래에 둔 사물함들은 그럼에도 이 사무 공간이 구성원 모두의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거예요. 원하는 공간 어디에서나 업무를 볼 수 있게 열어뒀기 때문에 모든 공간이 자기 영역이 될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자기만의 공간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직책과 경력에 무관하게 모두에게 공평하게 한 칸씩은 나눠줄 수 있는 사물함을 둔 거죠. 사무공간 한 구석에 자기 이름을 새길 수 있도록. 물론 업무 관련 물품을 수납해두는 기능도 있고요.”

우아한형제들_사물함

 

자율적이고 탁 트인 공간 안의 소속감.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뉴 노멀이 되었으니 물리적으로 흩어져있는 구성원들에게 소속감을 심어주는 것, 우아한형제들에게도 화두일 수밖에.

우아한형제들_사무실

 

스마트 오피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곳에도 ‘스마트’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었다. 따로, 또 같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사무공간과 회의실, 그 공간들을 위한 좌석 예약 시스템, 내가 일하는 자리까지 음료를 배달해주는 딜리까지.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이 솔직한 심정으로는 놀라울 정도는 아니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테크 기업들의 사무 공간을 우린 이미 봐오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 스마트한 공간에서 유독 시선을 끄는, 이질적인 게 있었다. 회의실을 둘러보고 나서는데, 투어 팀원 중 한 분이 회의실 이름을 잘 봐 두시라고 귀띔했다. 정말 모든 회의실에는 명찰처럼, 사람 이름이 붙어있었다. 뭐지, 이건. 어린애가 지렁이 낙서를 한 것처럼 쓰인 회의실 이름이 뭐 어쨌다는 거지…… 무슨 값비싼 현대미술 커미션 같은 걸로 만든 걸까? 나야말로 무지렁이라서 그걸 못 알아볼 뿐인 걸까…… 대충 그런 생각을 하며 지나온 기억이다.

 

이 와중에 이 공간이 사무실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든 곳이 있었으니, 이름이 무려 ‘청평 같은 방’이다. 역시 남의 집 구경에서 남는 것은 부러움 뿐인가…… 청평 같은 방으로 우리를 안내하면서 팀장님이 하신 말씀은 또 이렇다.

 

🔎 “스페인 같은데 청평 같다고나 할까? 마드리드에 청평이 있다면 이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런 콘셉트예요.”

 

그게 무슨 순대 같은데 치미창가 같기도 한 소리죠? 라고 여쭙고 싶었지만 코르크 벽 한 면이 비밀의 문처럼 스르르 열린 후 보인 광경을 보고서는 무슨 말씀인지를 단박에 이해할 수가 있었다.

 

🔎 “평자 돌림 지역 펜션으로 엠티를 많이들 가잖아요. 양평, 가평, 청평 같은 곳 말이죠. 팀별로 워크샵을 가서 팀워크도 다지고 좋은 아이디어와 기운도 얻을 수 있는 공간이 사내에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도에서 만들어본 기획이었는데 워낙 반응이 좋아서 더 큰 집에서 좀 더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조금 더 고급진 느낌을 추구해본 게 왠지 스페인 느낌이라고나 할까.”

우아한형제들_청평

 

38층 바깥쪽을 빙 두르는 원호의 일부로 구성된 청평 같은 방은 펜션보다는 펜트하우스처럼 느껴졌다. 드라마에 나오는 홈 파티 장면을 여기서 찍어도 되겠다는 생각, 곳곳에 무심한 듯 시크하게 놓인 소품들을 옷 속에 숨겨 나가고 싶다는 괘씸한 생각, 집에 가는 척하고 몰래 여기 숨어 살고 싶은 미친 생각까지 두서없이 들었지만 짐짓 점잖은 척 뒷짐을 지고 설명을 들었다.

 

“작가님, 여기서 사진 찍고 싶지 않으세요……?”

 

이 날도 동행하신 우리 에이전시 실장님이 나한테 그렇게 물으셨고 물론 찍고 싶었지만 품위를 생각해서 사양했는데 지금 쓰면서 다시 생각해보니까 저 한 방 찍어주시고 실장님도 찍어달라는 뜻이었던 것 같군…… 그렇지 않아도 투어에 참여한 기업브랜딩 팀 분들은 각자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고들 계셨고, 그도 그럴 것이 배경이 너무도 그럴싸해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그림이 나오는 공간이었다.

 

체감상으로는 대학 도서관에서 옆 건물 강의실로 걷는 정도로 걸은 다음에야 트랙방이 나왔다. 공간을 마음껏 쓸 수 있는 만큼, 큰집에서보다 더욱 욕심을 내서 구성해 보았다는 트랙방은 정말 육상경기를 해도 좋을 만큼 넓었다.

우아한형제들_트랙방

 

🔎 “사실 이 공간의 비밀은 계단식 트랙 좌석 뒤편에 있어요.”

 

여태 많이 놀랐는데 또 놀랄 일이 있으려고요, 하며 둥근 트랙 계단 꼭대기에 올라 내려다보자 푸른 타일로 장식된 공간이 나타났다. 유리창 하부 벽과 단차가 없도록 바닥을 높여서 창을 진정한 통유리창으로 만들고 곳곳에 미러볼을 배치해둔 그곳을 이사님과 팀장님은 ‘수영장’이라고 불렀다. 과연 해외 유명 호텔의 인피니티 풀을 연상케 하는 시원한 공간이었다.

 

🔎이 디자인 콘셉트가 제안되었을 때 저희가 결정까지 들인 시간은 채 30초도 되지 않죠.” 

 

팀장님이 자랑스레 말씀하셨다.

우아한형제들_수영장

 

“한강은……”

누군가의 조금 메인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정말로 휘어져 있군요.”

정말로 그랬다. 한강 다리 다섯 개쯤이 한눈에 들어왔고 그렇게 시야가 넓다 보니 한강이 얼마나 어떤 모양으로 휘어져 있는지도 알 수 있었다. 새 트랙방에서 회의를 한다면, 대략 삼백 명까지 동시 수용이 가능하다는 이 공간에서 다시 대인원 회의가 가능해진다면, 등을 감싸는 한강의 무게를 모두가 동시에 톡톡히 느낄 수 있을 것이고 그건 그야말로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를 말없이 체험하는 경험이 되겠지.

 

여기 놓인 물건들을 갖고 싶다거나 이런 집에서 살고 싶다는 솔직하고 사적인 소유욕을 넘어, 이 사무실에서 일하고 싶다, 이 공간의 일원이 되면 좋겠다—라는, 보다 고차원적인 욕구는 트랙방에서 비로소 샘솟기 시작했다.

 

 

1시간 가량의 투어를 마치고 우리는 청평 같은 방에 앉아 음료를 홀짝이며 공간 곳곳에 숨어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마저 들었다.

 

🔎 “더 큰 집 역시 초기 아이디어 단계에서는 배경의 영향을 수용하려고 했죠. 바로 앞에 매직아일랜드가 보이는 것에서 착안해 꿈과 환상, 동심을 담아 <피터팬>의 네버랜드 콘셉트로 네이밍 하는 게 어떨까. 웬디, 피터팬, 후크 같은 이름을 회의실에 붙이는 식으로요.”

 

최종 기획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사무실이 위치한 곳의 배경과 어우러지는 브랜딩을 추구한다는 점이 인상 깊은 아이디어였다.

 

🔎 “우아한형제들의 구성원 대부분이 의장님과 소통하는 게 자연스럽고 원활한 편이지만 브랜딩을 담당한 사람들은 아무래도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게 되죠. 제일 먼저는 새 공간 전체의 명칭을 정했어요. 처음에는 ‘높은 집’이 가장 많이 거론됐어요. 그런데 ‘높다’라는 특성은 우리 공간만의 특성이라기보다 롯데월드타워라는 건물의 특성에 가깝죠. 그래서 보다 우리다운, 우리만의 것처럼 느껴지는 이름을 좀 더 고민해보게 됐는데, 우아한형제들의 근간이 되는 건 ‘일하기 좋은 회사’라는 정신이거든요. 새 공간에 자리를 잡으면 ‘더’ 일하기 좋은 회사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높은 집’이라는 이름은 일단 제쳐뒀지만, 우리 회사 역시 높은 층 넓은 사무실을 쓰게 되긴 하죠. 높고 넓은 것, 한 마디로 뭐냐면 큰 거잖아요? 실제로 큰 집 사무실보다 더 크고요. 그런데 여기에도 ‘더’가 들어가네요. 더 일하기 좋은 회사, 큰집보다 더 큰 집. 그러면……”

 

“자연스럽게 더 큰 집이 되는 거네요.”

 

🔎 “네, 이렇게 해서 새 공간의 명칭이 ‘더 큰 집’으로 정해졌어요. 더 나아가서 ‘더’라는 말의 이미지를 회의실 이름에도 적용해보자는 아이디어도 나왔죠. 예를 들면 ‘더 의사결정 잘 되는 방’, ‘더 아이디어 잘 나오는 방’, ‘더 일하기 좋은 방’.”

 

“그것도 좋은데요?”

 

🔎 “아예 백지상태일 땐 의장님도 별말씀이 없으셨는데 회의실 이름 아이디어를 두세가지 안으로 정리해 보여드렸더니 흠…… 하고 마시더라고요. 하하하…… 다시 근간으로 돌아가 보면 ‘가족에게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것도 우아한형제들의 신념이고 핵심 가치거든요. 구성원들에게는 일하기 좋은 회사, 구성원 가족에게는 내 가족이 일하는 자랑스러운 회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담은 말이잖아요. 새로운 폰트를 개발할 때마다 구성원 자녀의 이름을 붙이는 것 또한 이런 맥락에서 했던 프로젝트였고요.”

 

그러니까 투어 초반에 회의실 이름을 잘 봐 두라고 했던 건 이 얘기를 위한 복선이었군.

 

🔎 “회의실을 사용하는 건 일하기 위해서고 일할 때마다 가족의 이름을 보게 되면 그야말로 ‘더’ 열심히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 아이디어는 의장님에게도 지지를 받았는데 실행 단계에서 조금 불안감도 들었어요. 처음 개발한 폰트에 구성원 자녀 이름을 붙였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회사가 엄청나게 성장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몇몇 특정한 사람들 자녀 이름으로 회의실 명칭을 정하는 게 괜찮을까, 나머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싶었던 거죠.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일단 자녀 이름 공모를 시작해 봤어요. 그런데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반응이 왔어요.”

 

함께 일하는 구성원의 자녀라면 나에게도 가족이라는 마음 때문이었을까? 과연 우아한 ‘형제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과장되게 추어주려는 마음도 깎아내리려는 마음도 아니고, 말 그대로 가족 같은 회사구나 하는 감상.

 

🔎 “아이디어에 대한 호응들도 좋았고, 공모에 실제로 참여한 가족의 수도 예상치를 웃돌았고요. 어린 자녀가 직접 쓴 자기 이름을 사진이나 스캔 파일로 보내달라고 공지를 올렸는데, 뽑힌 어린이 중 최연소자는 세 살이거든요? 아직 한글을 떼지 못했을 나이잖아요. 그런데 구성원인 부모님이 열정이 엄청나셔서, 이름을 앞에 두고 그림처럼 따라 그리도록 해서 공모에 참여하신 거예요. 아이가 직접 했다는 증거로 동영상까지 보내주셨어요.”

 

어쩐지 유독 지렁이 같은 글씨가 있더라니…… 뒤늦으나마 슬그머니 웃음이 나왔다.

“아이들 손글씨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나요?”

 

🔎 “그건 의장님이 제안하신 거예요.”

 

“천재시네요…..”

(의장님 기분 좋으시라고 제가 지어서 넣은 부분이 아니라 실제로 나온 말입니다.)

 

🔎 “이름이 당첨된 아이는 내 이름 붙은 방을 실제로 보고 싶다고 하고, 어떤 미당첨 어린이는 내 이름 뽑혔는지 안 뽑혔는지 아직까지도 물어보고 있대요. 그래서 구성원 자녀들이 이 공간을 둘러볼 수 있도록 패밀리 투어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문득 떠오른 이미지는 픽사 애니메이션 엔딩 크레디트를 장식하곤 하는 프로덕션 베이비 목록이었다. 어떤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제작 기간에 태어난 구성원 자녀의 이름을 엔딩 크레디트에 모두 기록하는 마음, 그 태도. 이건 다름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줄 작업이고, 이 작업으로 밥벌이를 한 우리 중 몇 사람은 새로운 가족을 맞이했다. 그것을 우리는 이렇게 기념한다. 그런 마음에서 나왔을 기록…… 그 어린이들의 이름과 이곳 어린이들의 이름이 머릿속에서 포개지며 어쩐지 눈물이 나올 것 같은 마음이 되었다.

 

“작가님,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

필경 예의를 갖춰 전송하려고 꺼냈을 누군가의 인사말에 나는 진지하게 답했다.

“아무래도 그렇죠…… 스마트폰 만보계 앱에 따르면 제 일일 걸음 수는 평균 백 보 안팎 이거든요.”

“오늘 한 삼십 배는 걸으셨겠어요.”

 

집에 돌아가 확인해보니 그날의 걸음 수는 육천 보가 넘었다. 더 큰 집 투어 전후에 롯데 월드타워 안팎을 거닐었던 기록도 감안해야 할 테지만 그것을 제외해도 사무실 안에서만도 삼천 보 넘게 걸은 것은 확실했다. 그러니까 이런 생각도 무리는 아니다. 아니 사무실이 아무리 좋아도 이렇게 넓으면 어떡해, 너무 넓어서 다니는 사람들 짜증 나겠다…… 물론 스마트 오피스 출입이 단 하루밖에 허용되지 않은 외부 필진으로서 저 포도는 신 포도다, 흥 하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한편 그날 투어와 인터뷰를 모두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서 우리 에이전시 실장님과 내가 단둘이 남았을 때 우리는 이런 대화도 했다.

“여기 다니는 사람들은 롯데월드 가고 싶으면 가겠네요.”
“근데 저 이거 소신발언인데……”
“뭔데요.”
“이제 어른이라 그런지 롯데월드보다 여기가 재밌는 것 같아요.”

“저도 소신발언……”

“말씀하세요.”
“저도 그런 것 같네요.”

 

실장님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마침내 혼자 남았을 때는 재미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했다. 때때로 웃긴다는 말의 동의어가 되고 진지하지 않아 보인다는 말로 오해되기도 하며 실없는 것을 좋게 표현할 때 오용되기도 하는 그 말. 하지만 어떤 재미는 의미와 함께 있을 수 있고 따라서 진지할 수도 있다. 심지어 어떤 재미는 기능적이기까지 하다.

 

혹시 배민다움이란, 그런 재미에 대한 말인 걸까…… 를 나는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고, 이 글을 쓰느라 그 생각을 돌이키다, 나를 그 생각으로 이끈 게 다름 아닌 공간 투어라는 점에 기묘한 당황을 느끼고 있다.

 

 

소설가가 입사했다

ep.1 주문하신 소설가 왔습니다

ep.2 채식도 개발이 되나요

ep.3 훈련은 실전처럼, 실전은……. 싫어요

ep.4 용기를 가져가겠습니다

▶ ep.5 The 큰 집으로, 더 Next Level로

]]>
/2674/feed/ 0